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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삶과 죽음 사이 연극 - 시네도키 뉴욕(Synecdoche, New York) 찰리카프만 감독 작품

수채화가 2018. 4. 14. 03:27

감독 : 이번 영화리뷰는 2007년 개봉했던 시네도키 뉴욕(Synecdoche, New York)입니다. 찰리카프만(Charlie Kaufman)감독 작품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이터널션사인 각본과 원안을 맡았죠.

 

영화 : 영화는 한 극작가가, 자신의 삶을 자신이 만든 무대 위에 놓고 계속 어떻게 마무리할지 고민하면서 영화를 이끌어 가는 것을 보여줍니다. 삶은 무대 그 자체고, 모든 사람들은 그 나름의 개성을 가진 주인공들이다.

 

 

이 영화는 모든 사람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분명하다. 또한 영화가 어떤 의미를 품고 있든 간에 그것에 대해서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 않고, 흥미 또한 느끼지 못한다면, 그자체로 그것은 별반 의미 없는 것에 불과할 것이다. 그렇지만, 죽음과 삶 그리고 내면 등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영화에 대해서 어떤 측면에서 깊은 감명을 받을 것이라 생각한다. 반대로 그런 것들에 관심이 덜하다면 이 영화는 보는 내내 신경을 건드리고 짜증을 유발하는 영화일 것이 분명하다. 극중에 케이든이 고독을 느낄 때마다 눈물을 흘리는 장면 그 자체로 견딜 수 없는 고통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내면적인 것에 흥미를 가진 사람이라면, 이 영화에서 이제까지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영화에 대해서 나의 감정을 설명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아니 불가능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영화는 보는 내내 이렇게 마음이 불편할 수 있을까? 그렇게 되묻고 싶을 정도의 영화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에서 익숙하게 느꼈던 감정들이 아니라, 마치 익숙하지 않았던 감정, 예를 들어 영화 디어 프랭키처럼 가슴 깊은 곳에 있는 어떤 감정을 찌르는 것처럼, 이 영화는 그것과 다른 더 실존적인 것에 대해서 파고 들어온다. 영화는 극중의 케이든의 삶을 따라가듯이, 그의 복합적인 감정들과 고민들 생각들이 모두 덮쳐오는 것 같았다. 영화는 보는 내내 숨이 막혔고,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고, 그 와중에도 삶이란 도대체 뭔지 묻게 된다. 아마도 감독은 삶이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불편할 만큼 용감한 진실로 그것을 대면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 감독의 영화는 보는 것 자체로 굉장히 불편하다. 어떻게 영화를 통해서 이런 감정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지 놀라울 따름이다. 나는 결코 이러한 영화가 한국 사람들에게 잘 섞여 들어갈 것이라 생각지 않는다.

시네도키 뉴욕이 어떤 의미를 가진 영화인지 설명하지 못하겠다. 분명 선명하게 느끼는 감정들이 있지만, 그 복잡함이란 어떻게 풀어야하지 못할 만큼 난해하다. 설정은 복잡하지 않지만, 극중에 케이든을 보는 내내 그가 겪는 혼란만으로도 이미 영화는 복잡하다. 극중에 케이든은 질병으로 인해서 서서히 죽어가고 있고, 그는 죽기 전 세상이 기억할 수 있는 공연을 하기로 결심한 연극 감독을 연기한다. 그런 그는 그가 준비하고 있는 연극과 자신이 살고 있는 삶 사이에서 때론 혼란을 겪는데, 그런 혼란마저 이야기의 일부가 되어 극을 이끌어 가게 된다.

영화에서 케이든은 연극을 연출하는 감독이자, 또한 그가 만드는 연극에서 자신의 역할을 맡은 배우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관객 입장에서, 케이든의 삶과 연극 사이에서 그가 혼란을 겪을 때 굉장히 불편하다.

  "Synecdoche, New York"은 대중적인 영화는 아니기 때문에, 관객의 입맛에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러나 영화를 열린 마음으로 본다면, 그 안에서 어떤 것을 발견할 수 있을 만큼, 영화는 흥미로운 여행을 선사한다.